💦 새로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2022. 10. 4.

💦 새로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에디터 이모입니다😃 지난 잉잉레터를 통해 걱정되는 게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었죠. 답변을 확인해 보니 이야기 하나하나의 분량이 평소보다 많아서 놀랐어요. 저는 일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걱정을 달고 사는 편인데, 걱정 속에 사는 게 나 뿐만은 아니구나 싶어 위로되기도 했답니다. 오늘의 잉잉레터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감정 '쑥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요즘 어떤 걱정을 하면서 지내는지 먼저 나누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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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이A

1. 로스쿨 원서 접수 무사히 할 수 있을까?

2. 누가 날 해코지하지 않을까?

3. 뭔가 단단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잉잉이B

안녕하세요. 요즈음 저의 걱정거리는 아버지의 건강이에요. 나이가 60대이시고, 흡연도 오래 하시는 중이라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어요. 제가 어렸을 적 크게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 더 아버지 건강에 대한 염려가 드는 것 같아요. 몸이 아팠을 때 너무 힘들었던 경험 때문에요. 금연을 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계속 담배를 끊으라고 말을 해도 끊는다고 대답만 하시고 계속 피시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금연을 결심하시고 실천하실 수 있을까요?

잉잉이C

저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는 편인데, 가족 걱정을 그렇게 많이 해요. 아빠가 평소보다 좀 지쳐 보이면, 혹시 암이라도 걸린 건 아닐까? 엄마가 무기력해 보이면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생각을 또 하시는 건 아닐까(저희 어머니는 자살생존자에요...) 동생이 집에 늦게 들어오면, 이 험한 세상 누가 납치해간 건 아닐까.. 이런 걱정들이요 T.T

잉잉이D

고양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굉장히 공감했어요. 저도 예쁜 강아지랑 같이 살고 있거든요. 보고만 있어도 좋은 사랑둥이지만 저랑 같은 시간을 살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늘 마음 한켠에 걱정을 안고 사는 거 같아요..ㅎㅎ 저 아플 때 병원도 잘 안 가던 사람이었는데 강아지가 조금만 힘이 없거나 몸을 긁어도 물어 물어 제일 좋다는 병원까지 찾아다닐 정도로 걱정왕이 됐네요. 어쩌면 걱정은 무엇인가를 그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 거 같아요~

잉잉이E

약 6년간의 해외 생활을 끝내고 완전 귀국을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 이 나라로 오기로 결정했을 때, 저는 어리고 용기 있는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지치고 모든 걸 놓고 싶은 사람이 됐어요. 코로나로 이 타국에서 내가 정말 혼자구나라는 사실이 많이 무섭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서 잘 할 수 있을지, 다시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을지..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지금 꼭 실패하고 돌아가는 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여러모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잉잉이F

중·고등학교 때, 절 매일 괴롭히고 욕하고 때리던 친구가 있었어요. 당시엔 너무 힘들었고 심한 정신증까지 생겨서 죽으려고 하다가, 병원에 다니면서 6년간의 노력 끝에 결국 연락을 끊어냈어요. 이젠 전부 극복해 내고 성인이 되어 즐겁고 건강하게 회사도 잘 다니고 있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저와 비슷한 지역, 같은 업종에서 근무하더라고요.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그 친구의 작업물이 재미있다며 큰 인기를 끌고 화제가 된 걸 보고 심장이 쿵 떨어졌어요. 걔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제 친구들도 재미있다고 칭찬하더라고요. 작업 스타일을 보기만 해도 너무 그 친구의 성격이 보여서, 그날 하루는 줄곧 온몸에 경련이 오고 숨이 안 쉬어졌어요. 만약 몇 년 뒤 이직이라도 했다가, 걔와 마주치면 어떡할지 매일매일이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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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책 대신 쑥스러움

잉잉이님, 감정카드를 아시나요? 앞면에는 감정 단어가, 뒷면에는 해당 감정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있어 자신의 감정을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카드예요. 며칠 전에 감정카드를 펼쳐놓고 '앞으로 자주 느끼고 싶은 감정'을 떠올리며 한 장 뽑았는데, '쑥스럽다'가 나왔어요. 내가 쑥스러워했던 게 언제였더라... 카드 뽑은 걸 계기로 처음으로 쑥스러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어요.

쑥스러움은 단지 부끄러워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양의 감정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쑥스러움의 역사를 되짚어 봤는데요. 어릴 땐 쑥스러웠던 일이 곧잘 있었지만 나이가 더해질수록 기억해내기 어렵더라고요. 대신 후회하거나 자책하는 순간은 떠올리기 쉬웠어요. 어떤 일에 능숙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 싫은 마음에 쉬 쑥스러움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쑥스러울 만한 상황을 만들면서 지냅니다. 생소한 영역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늘 하던 일에서도 실수를 해요. 그럴 때마다 '이것도 제대로 못 하냐'며 스스로를 끌어내리곤 했는데, 앞으로는 서투름을 인정하고 기꺼이 쑥스러워하면서 살고 싶어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하잖아요. 심지어 우린 아직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 훨씬 많기도 하고요.

처음엔 자주 느끼고 싶은 감정으로 '쑥스럽다'를 뽑은 게 달갑지 않았는데, 지금은 꼭 맞는 카드를 뽑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다양한 일에 도전하고 쑥스러워하며 새로운 것들을 순수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으니까요😊 저는 요즘 클라이밍을 한번 해보고 싶은데, 잉잉이님은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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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만 시간의 법칙'과 '컴포트 존'

1. 심리학 용어로 '컴포트존'(comfort zoneㆍ안락지대)이라는 게 있다. 온도, 습도, 풍속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 우리 몸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비유적으로는 '익숙함에 따른 정체'를 뜻한다.

2. '1만 시간의 법칙' 이론가 중 한 명인 안데르스 에릭슨 박사는 저서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 "컴포트존에 머물러 있으면 1만 시간(하루 3시간 x 10년)을 투자한들 향상은 어렵고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3. 유명한 과학자이자 발명가이자 작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체스에 광적이었지만 실력이 '보통'에 머물렀는데 컴포트존에 안주해서라는 게 에릭슨 박사의 해석이다.

4. 컴포트존을 벗어난다는 것은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또는 못했던)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의미다. 결국은 '열심히 하기'가 아니라 '다르게 하기'다.

5. 컴포트존은 세속의 삶에도 이입된다. 시험을 끝낸 학생들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보는 것, 인사철에 직장인들은 익숙한 부서를 떠나 다른 업무에 도전해보는 것 등등.

6. 익숙한 컴포트존에서 벗어나 '다르게 하기'는 비로소 타인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작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렇게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열심히'만' 하지 말고 다르게'도' 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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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을 땐 울어요, 잉잉잉💦

잉잉레터는 감정에 대해 다루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스튜디오 잉〉에서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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