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잉이님만의 힐링버튼이 있나요?

2022. 6. 28.

💦 힐링버튼이 있나요?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관리자 이모(emo)예요😃 먹구름으로 도배된 일기예보를 보니 아무래도 장마가 시작된 것 같죠? 지난 레터에 전보다 나아진 게 있냐고 질문을 던졌었어요. 편지를 보내고 저도 한 주 동안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이런저런 자잘한 변화들이 있었지만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점은 삶이 조금 더 아까워졌다는 거예요. 요즘은 이대로 세상을 떠나면 참 아쉽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남은 생이나 건강 같은 것들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요. 그래서 그런지 한 잉잉이 분께서 질문에 답해주신 내용이 더욱 와닿았는데요. 어떤 말이었는지는 바로 밑에 실어두었어요😉

잉잉이A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나아가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잉잉이B

두려움에 조금씩 직면하면서 제 감정 표현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저 말하면 되는 것뿐인데 그게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잉잉이C

상대방에게 마음을 강요하지 않게 됐어요. 욕심을 버리고 기대를 접고 멈추는 법을 알게 됐어요. 이렇게 되기까지 무수하게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 이제 좀 초연해진 느낌이에요.

잉잉이D

1년간 준비했던 결혼식이 끝난 것.. 결혼과 동시에 이사 찾아보고 완료한 것.. 결혼식 올린다고 항상 운동하며 지냈는데 끝나고 나니 번아웃이 온 건지 아무것도 하기 싫다가 무기력해지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자신에 강박이 느껴지는 거 같았는데 글 읽다가 너무 조바심 내며 있었나 보다 싶어요.. 큰 행사가 끝난 것에 대해서 좀 더 즐겨보거나 여유를 찾아봐야 할듯해요!

잉잉이E

저는 제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을 잘 못해요. 이런 걸 회피형 성격이라고 그러더라구요. 기분 나빠도 나만 참으면 이 관계는 유지되겠지.. 라는 마인드로 평생을 살아왔어요. 그래서 혼자서 참고 참다가 터지면 그 사람은 이미 내 영역 밖으로 팅겨져 나와서 관심도 안 줬답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이 이기적이라는 걸 직접 당해보니 느껴지더라구요. 그 후로는 좋은 감정이던 나쁜 감정이던 표현을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아직 100을 다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전보다는 확실히 많이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잉잉이F

1.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역을 오래 미루고 있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병역연기를 쉽게 생각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서 (연기횟수제한&연기기간제한) 한 살 들수록 미루기가 훨씬 어려워져요. 그래서 늘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올해 2월에 대학을 무사히 계획대로 졸업해서 2023년 5월까지 이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제가 졸업을 이번에 못할 수도 있었거든요. 만약 2월에 졸업을 못 했으면 당장 올해 입대할 뻔도 했다는 걸 감안하면 반 년 동안 제일 중요한 문제 하나가 좋은 방향으로 됐네요.

2. 작년에 1년 동안 연애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연애를 안 할 때 그 상태에 대해 우울감이나 결핍을 크게 느껴요. 그 감정을 해소하는 게 연애의 절대적인 이유는 당연히 아니겠지만 제가 저 상태에 빠진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역시 마찬가지로 올해 2월부터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작년의 우울감과 비교하면 지금은 그 감정으로부터 너무나 자유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적고 보니 올해 2월에 좋은 일들이 많았네요.

3. 저는 영화를 정말 사랑합니다. 영화를 어느덧 몇 년 간 좋아하다 보니 씨네필의 기준에서 2022년의 나, 2021의 나, 2020년의 나, 2019년의 나, 이렇게 비교를 할 수 있더라고요. 그 과정을 통해 이 예술에 관하여 지평이 조금씩 넓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저는 올해 하마구치 류스케와 홍상수를 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이처럼 내가 가진 하나의 세계가 그 외연을 좀 더 확장한다는 건 저에게 있어서 분명 나아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4. 사실 이 질문은 제가 저 스스로에게도 이따금 던지는 질문이에요. 저는 대개 2019년을 기점으로 해서 스스로에게 자주 이렇게 질문합니다. 행복한 건 대개 지금 힘들다고 느낄 때 이렇게 질문하는데 그래도 그때마다 마땅한 대답을 떠올릴 수 있더라고요. 힘들더라도 지나고 보면 전보다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경험을 했다, 많은 걸 배웠고 많은 도전을 무사히 지나왔다, 등 말이에요. 이 대답들이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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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소한 힐링버튼

잉잉이님은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께서는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만족이다" 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언제부턴가 그 둘을 동의어처럼 여기게 된 것 같아요. 만족이 곧 행복이라고 말이죠. 사실 행복보다는 만족에 대해 생각할 때가 더 많아요. '행복'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는 반면, '만족'을 떠올리면 지금 당장이라도 무언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많은 잉잉이 분들이 '행복을 찾는 자신만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적어주셨어요. 저도 언젠가 꼭 나눠보고 싶은 이야기 주제였는데요. 다만 '행복'의 정의는 저마다 다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커다란 질문으로 다가갈 수도 있으니 질문을 살짝 바꿔서 던져볼까 해요. 위로와 만족을 주는, 나의 소소한 '힐링버튼'에 대해서요.

저의 힐링버튼부터 말씀을 드려보자면요. 기분이 유독 처지는 날엔 마트로 달려가 초코칩 쿠키와 우유 한 팩을 사와요. 쿠키 위에 우유를 살살 부어 한 숟가락 떠먹으면 경이로운 맛에 눈을 살포시 감게 되죠. 아, 황홀해라. 이런 걸 소울푸드라고 하죠? 우유에 젖은 쿠키의 고소함과 달콤함은 저를 괴롭히던 것들로부터 잠시나마 눈을 돌릴 수 있게 해준답니다.

잉잉이님은 어떤 힐링버튼을 가지고 있나요? 소소하지만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잉잉이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이야기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