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잉이님은 무엇을 싫어하세요?

2022. 8. 2.

💦 무엇을 싫어하세요?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시간이 돌아왔어요.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불타오르는 태양 아래 숨만 쉬어도 지치는 날들을 보낸 것 같아요😇 그래도 너무 더울 땐 도서관으로 피서를 가기도 하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 덕분에 숨통을 트기도 하고 그랬어요. 덥고 습한 여름, 잉잉이님만의 방식으로 잘 이겨내길 바랄게요. 오늘은 제가 평소 생각하길 꺼려 했던 주제를 들고 왔어요. '싫어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잉잉이님에게도 반갑지 않은 주제일지 모르지만, 저처럼 깊이 생각하길 피해왔다면 분명 도움이 되는 내용일 거예요. 지난주 질문으로 다른 잉잉이들이 나눠 준 '무기력 극복 방법'들을 나누고 오늘의 이야기로 넘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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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이A

알람을 10분 정도 맞춰두고 자요.

잉잉이B

영화 ‘벌새’ 속 한문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처럼 손가락 10개를 모두 쫙 펴고 조금씩 움직여 봐요.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 내 손가락들을 보면 나도 조그맣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잉잉이C

저는 무기력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어요. 가만히 누워서 저를 다독여주고, 저를 괴롭게 하는 상황들을 떠올리고 다음에는 이렇게도 해봐야지 생각도 하고.. 근데 진짜로 무기력할 때는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서 눈을 가만히 감고 숨 고르게 쉬기 훈련을 해요ㅎㅎ 그러다 보면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고 덜 괴로워지더라구요.

잉잉이D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일은 둘째치고 런닝머신을 미친 듯이 뛰어요. 그러면 아드레날린이 샘솟으면서 다시금 힘이 나더라고요. 무기력증엔 운동만 한 게 없죠!

잉잉이E

무기력할 때는 무기력한 채로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기간이 한없이 길어져 불안감이 제 자신을 옥죄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어쩔 도리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다 보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건 설거지가 될 수도, 맛있는 걸 먹는 일이 될 수도, 취미 생활이 될 수도 있죠. 그러다 보면 조금은 에너지가 생기는 기분이 듭니다.

잉잉이F

저는 보통 1)슬플 때, 2)부담감에 압도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3)일에 에너지를 쏟은 다음 보통 무기력해지곤 하는 것 같아요. 제 무기력에는 3개의 원인이 있는 것. 1)의 경우에는 잠을 푹 자면서 꿈을 많이 꿔요. 현실에서 무언가를 이룰 수 없어 슬플 때가 많은데, 이때는 넘치는 마음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어 잠을 푹 잡니다. 침대에서의 무한한 현실도피! 그렇게 며칠 푹 쉬면 나아지기도 해요. 2)의 경우는 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 좀 어려운데요. 부담감에 압도되느냐 마느냐, 이 기로에서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보통 져버리거나, 정신 단단히 차리게 해줄 문장들을 일부러 찾아 읽고 힘을 내어 일어나곤 합니다. 영화 명대사나, 현직자들의 어록 같은 거요. 3)의 경우에는 쉼 + 달달한 보상으로 무기력을 즐깁니다! 무기력도 즐길 수 있어요. 해야 하는데 안 하는 무기력이면 괴롭지만, 할 거 다하고 찾아오는 무기력은 "이제 힘 안 써도 되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도 한창 달리다 딱 멈추는 시험기간 끝난 며칠을 참 좋아했던 것 같아요. 다 같이 쉬어도 된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 같은 그 시간에 미뤄뒀던 영화, 초콜릿 아이스크림 한 통 다 먹기 같은 보상들이 너무 좋았어요.

쓰다 보니 나 무기력 좋아하는 사람이었네.. 싶어져서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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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어하는 것을 겪지 않을 자유

폭력
냉소, 비꼬기
욕, 상스러운 말
전염병
모기
오이
꾸중, 처벌
수직 관계, 문화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
왜 하는지 모르고 하는 일

제가 싫어하는 것 10가지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어요. 최근에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거든요.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난 언제부턴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너 뭘 하고 싶니가 아니라 너 뭘 안 하고 싶니 하고.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평소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싫어하는 것들은 깊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보니, 위 글을 읽고 삶에 있어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얻는 만족감도 중요하지만 싫어하는 것들 속에서 견뎌야 하는 스트레스도 분명 무시할 수 없을 테니까요. 오늘부터 싫은 감정이 들면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려 외면하지 않고 차분히 파헤쳐 보려고 해요. 내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그걸 겪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조금씩 마련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잉잉이님도 싫어하는 게 있다면 잠시 이야기 나눠주고 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