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력할 때 어떻게 하세요?

2022. 7. 26.

💦 무기력할 때 어떻게 하세요?

며칠 전에 힘줄에 생긴 염증 때문에 물리치료를 받았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를 정성스레 케어해주신 치료사분 덕에 잠이 솔솔 쏟아졌습니다. 다만 치료사분의 얼굴을 슬쩍 보았는데 뭐랄까요, 조금은 타성에 젖은 눈을 하고 계셨어요. "요즘 어떠세요?" 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마음에만 품은 채로 병원에서 나왔죠. 저도 일을 하다 보면 타성에 젖게 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분명 눈을 반짝거리게 되는 순간이 있는데요. 잉잉레터 이야기 창구를 열어볼 때가 그래요. 여러 사람들이 적어준 솔직한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뭉클해져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눠줄 수 있도록 잉잉레터를 더 포근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덕분에 오늘도 힘내서 편지를 적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한 주 동안 잉잉이들이 보내준 '사랑'에 대한 이야기 먼저 나누고, 오늘의 주제 '무기력'으로 넘어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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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이A

1)단점도 예뻐 보이는 순간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2)나의 모난 점들을 사랑해주려 애쓰고 있어요!

잉잉이B

1)엄마의 육아일기.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성격은 어떠한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을 때부터 무조건적인 사랑이 담겨있다. 2)나 자신을 사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잉잉이C

1)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중에서 제일 좋은 것. 2)그녀를 사랑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저도 여자라 속상한 순간들이 많아요. 밖에서는 많은 애정표현을 하지 못하는 게 제일 힘드네요.

잉잉이D

1)요즘 느끼는 사랑은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겠다 싶을 정도로 모든 걸 바치고 싶은 맹목적인 감정인 것 같아요! 상대의 행복을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어떻게 보면 자아도취 상태인가 싶기도 하고~ 2)아이돌 세븐틴💖💙

잉잉이E

1)지구오락실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거기서 영지님이 은지님에게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에 은지님이 "아이유님이 한 말인데 '사랑은 상대가 잘 자길 바라는 마음인 것 같다.'"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참 많이 공감합니다. 2)제 삶을,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해보려 노력 중입니다. 미워질 때가 더 많지만 어쨌든 해야만 하는 것이니까요.

잉잉이F

1)사랑은... 버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아이 공개수업 때 선생님께서 " 나에게 소중한 것을 적어보세요." 라며 종이를 주시더라구요. 아이는 빈 종이에 차곡차곡 적기 시작했어요.. 무난하게... 그런데 이내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내가 적은 소중한 것들과 함께 배를 타고 여행을 가요. 그런데 중간에 배에 물이 차서 무게를 줄여야 해요. 자기가 적은 것 중에서 제일 먼저 뭘 버릴 것인지 지워보세요." 아이는 고민을 하다 하나를 쓱 줄을 긋더라구요..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 어릴 때 바느질로 만들어준 애착인형이었어요. 그다음을 지워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의 얼굴이 찌푸려지기 시작했어요. 슥... 줄 하나를 긋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립니다. 방금 그은 것은 우리집 반려견 봄이... 아이는 실제는 아니지만 강아지를 바다에 빠트렸다는 게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미안했던 거죠.. 그다음부터는 줄을 긋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가족만 남았거든요... 이것이 어쩌면 아이에게는 참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게 소중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는 귀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어쩔 수 없이 반려견을 줄을 그었지만 그 고통과 슬픔이 얼마나 심했는지 한동안 흐느낌을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사랑이죠... 결코 버릴 수 없는... 그것이 구체물이건 아니면 추상적인 그 무엇이건 간에... 2)내 시간... 내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즐길 수 있는 하루 중의 몇 시간.. 그것을 사랑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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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들 낮추기

창밖으로 세상이 끝날 것처럼 비가 와요. 어제 저녁부터 낌새가 조금 이상하더니 이제 확실히 알겠네요. 아무래도 저에게 번아웃이 온 거 같아요. 지난 주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뭐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이래서 컨디션이 좋을 때 벌리는 일들을 경계해야 해요. 무기력한 미래의 제가 고통받거든요. 하늘로 솟아올랐다가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이 패턴을 벌써 몇 번째 반복 중인지🥺

덕분에(?) 이제 무기력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요령이 생긴 것 같기도 해요. 장대높이뛰기에 비유해 보자면요. 어제까지 잘만 뛰어넘던 높이를 오늘은 기력이 부족해 넘기 어려운 상황인 거죠. 그걸 모르고 '어제까지는 잘만 넘었는데!' 하며 달려들길 반복하니 힘은 힘대로 빠지고, 실패가 쌓이면서 자괴감은 늘어가고. 어떤 사람은 무기력을 늪에 비유하기도 했어요. 나오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가라앉게 된다고 하면서요.

앞에 놓인 막대를 당장 넘을 수 없을 때 제가 취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요. 넘을 수 있을 때까지 휴식을 취하거나, 막대의 높이를 낮추거나. 충분히 쉬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방법을 쓰게 되는데요. 무기력을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믿거든요. 이불을 개는 일처럼 아무리 사소한 성취라도 '이 정도는 기본이지' 하고 넘겨버릴 게 아니라, 성공으로 받아들이고 충분히 향유하는 거예요. 이때 중요한 건 성공의 기준을 확 낮춰주는 것이죠.

원래 잘 해내던 일을 이어갈 수 없어 불안할 때 의식은 마구 팽창돼요. 이것도 잘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잘 해야 할 것 같고. 스스로 괜찮다는 걸 검증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르겠어요. 몸 하나 일으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인데 말이죠. 그럴 때일수록 시야를 좁히고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아요.

잉잉이님은 요즘 어떠세요?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잉잉이님 만의 방법이 있다면 이야기 나눠주고 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