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평온을 지키기 위한 루틴이 있나요?

2022. 12. 13.

잉잉이님 안녕하세요, 잉잉레터의 에디터 이모예요. 2주 만에 인사드리려니 더 반갑네요😊 기온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주변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실은 저도 그중 한 명이었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일상이 삐걱거리더라구요. 아프기 전에 몸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강은 잃기 전에 챙기는 게 가장 좋다고 하잖아요. 저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오늘은 제 감정의 안녕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루틴을 소개해 볼까 해요. 자 그럼, 지난 레터 답변 '지우고 싶은 실수'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오늘의 레터를 시작하겠습니다!

잉잉이A

월드컵 한국 포르투갈 경기를 생방으로 시청하지 않은 것 ^_ㅠ

잉잉이B

앞으로 계속 보고 지내야 할 사이인데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버려서 고백을 해버렸고 그분은 거절을 했어요. 저 이제 어떡하죠. 이 실수 지워버리고 싶어요ㅠㅠ

잉잉이C

친구의 상황을 전부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했던 게 생각나요. 저도 누군가 제 단편만 보고 단호한 태도를 취할 때 힘들어하니까요. 내가 겪고 싶지 않은 건 남들에게도 주지 말자고 다짐하며 살아왔는데, 그걸 지키지 못한 것 같아 더 마음이 안좋아요.

잉잉이D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제 마음 같지 않은 말을 내뱉었을 때 심히 고통받는 편입니다. 며칠 전에는 친구랑 대화하다가 침묵이 흐르는 게 두려워 친구와 별로 닮지도 않은 연예인 이야기를 하며 닮았다고 마구 칭찬하고 거듭 강조를 했었는데요. 그날 집에 돌아오면서 그게 그렇게 후회되더랍니다. 누군가를 해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 살고 싶어요.

잉잉이E

저는 저에게 완벽주의가 있는 편이라 남들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도 저에게는 크게 다가오는 편이에요. 지우고 싶은 실수는 사실 수없이 많아서 다 기억이 안 나지만, 가장 최근에는 사무실에서 담당자가 없는 동안 제가 업무관련 문자를 전송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분명히 몇 번이나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해놓고도 불안해서 잘못 보낸 줄 알고 울뻔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거의 모든 상황과 일들에 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남들은 잘했다고 해줘도 저는 그 일들이 다 제가 모자라고 실수를 했다고 확신을 가지는 그런 게 있어서 스스로에게 유해지려고 노력 중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네요.

잉잉이F

지워버리고 싶은 실수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 실수 하니까 저희 외할머니가 생각이 나네요. 아흔이 넘으셔서 몸이 여기저기 고장이 나버린 저희 할머니는 종종 바지에 실례를 하곤 하세요. 정신이 온전치 않으시면 부끄러운 줄도 모르실 테지만, 치매나 건망증은 없으셔서 홀로 힘든 몸을 이끌고 화장실로 가서 손빨래를 하십니다. 물론 제대로 빨래가 될 리가 없어요. 그럼 엄마가 가서 할머니에게 짜증을 내세요. 이게 뭐냐고. 사실 할머니가 모르고 한 실수고 그렇게 혼낼 건 아니지만..이런 사소한 실수들이 자꾸 생기니까 저희 엄마도 묵묵히 감당해내기 힘들기도 하고, 속상한 마음에 화부터 내시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질수록, 나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실수들이 있잖아요. 요즘 그런 실수들을 지켜보다 보니 씁쓸하더라고요. 나도 언젠간 고장이 나버릴 텐데. 지금보다 훨씬 실수투성이가 될 텐데 그걸 가족들이, 아니 가족을 떠나서 나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면서요. 지금 제가 살아가는 세상은 생각보다 실수에 대해 관대하지 않은 것 같아서 더 그런 것 같아요.

💦 이모의 아침 루틴

1. 양치하고 이불 개기 -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양치를 합니다. 박하향에 잠이 조금 달아난 틈을 타 다시 눕지 못하도록 이불을 개버려요. 한 번 이불을 정리하면 다시 펼쳐 눕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요. 무기력이나 슬럼프를 예방하려면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양치하고 이불을 개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무언가 하나를 했다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답니다.

2. 모닝페이지 - 이불을 갠 후에는 책상에 앉아 연필과 노트를 꺼내요. 조금은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의식의 흐름을 검열 없이 적어내려갑니다. 이 행위를 '모닝페이지'라고 부르는데요. 보통 3페이지 정도는 쓸 것을 권장하지만 저는 쓰는 속도가 느려서 한 페이지만 꼬박 쓰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어떤 날은 어제 하루를 성찰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오늘 하루의 일정을 계획하기도 해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 날에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만 주구장창 쓰기도 하구요. 또 저는 글씨를 가지런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한 페이지를 정갈한 글씨로 채우고 나면 마음도 한결 정돈된 느낌이 들어요.

3. 플랭크 - 사람들과 관계하다 보면 중심이 흔들릴 때가 많아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불안감,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죠. 그럴 때면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믿음으로 플랭크를 합니다. 타이머를 맞춰두고 코어에 힘을 주다 보면 붕 떠 있던 정신이 아래로 묵직하게 가라앉으면서 안정감이 느껴져요. 목표로 정한 시간을 다 버티고 나면 돌아오는 뿌듯함은 덤이랍니다!

4. 찬물 샤워 - 최근에 추가한 루틴이에요. 찬물로 샤워를 한 지 이제 한 달 정도 되었네요. 처음부터 찬물을 쐬는 건 아니고, 따뜻한 물로 씻은 다음 마지막 1분 정도를 냉수마찰하는 식이에요. 찬물이 닿아 갑작스럽게 신체 온도가 떨어지면 우리의 몸은 투쟁-도피 상태에 들어간다고 해요. 동시에 머리로는 찬물로 씻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으며 합리화를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찬물 샤워를 끝까지 견뎌내면 그게 개인에게 유의미한 성공 경험으로 작용한다고 해요.

5. 호흡 운동 - 집중이 안 되거나 격렬해진 감정이 도무지 가라앉지 않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프라나 호흡'이라는 호흡 트레이닝 어플을 실행시켜요. 정신이 흐트러진 상태에서는 뭘 하든 좋은 선택을 내리기 어려우니까요. 들이쉬기 4초, 유지하기 8초, 내쉬기 8초. 이 사이클을 24번 반복하고 나면 탁했던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기분이 들어요.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하던 일을 멈추면 반은 성공한 거예요!

잉잉이님은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잉잉이님만의 루틴이나 의식이 있다면 다른 잉잉이들에게 나눠주세요!